용인시 처인구 유림동 산 81-3번지 야산에 불법 조성된 최순실(60)씨 부모 고 최태민씨의 부부 합장묘 이전과 관련해 2개월이 넘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해 용인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 씨가 구속되고 나머지 친자녀 3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묘지에 대한 행정대집행 규정이 없는 탓에 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용인시에 따르면 최태민씨의 부부 합장묘가 2004년쯤 전용허가를 받지 않고 조성돼 ‘장사 등에 관한 법률’과 ‘산지관리법’을 위반한 사실을 지난해 11월 확인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이전 및 산림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기로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그동안 시가 최씨 등 가족들에게 보낸 의견서 및 처분 사전통지서 등기우편은 수취인불명, 폐문부재(잠겨있고 사람이 없음) 등을 이유로 지난달까지 모두 3차례나 반송됐다.

최 씨는 특검 조사 등으로 서울구치소 수용실 내 우편물 반입이 이달 21일까지 금지돼 있어 현재로선 수취 자체가 불가능하고 최 씨의 친자매 순영(70)ㆍ순득(65)ㆍ순천(59)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지에서 거주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러하다보니 시는 이전명령 등을 내리기 위한 사전절차부터 어려운 상황이다.

논란이 일자 지난해 최씨의 이복오빠 최재석씨가 이장의사를 시에 밝혀왔으나, 묘를 옮기기 위해선 관할 지자체에 미리 ‘개장신고’를 해야 하는데 직계가족만 가능한 상황이다. 최 씨의 생모는 임씨가 아니어서 최태민 부부의 합장 묘 봉분을 열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유림동 지역주민들은 “불법으로 조성된 묘인데 왜 서둘러 이전하지 않느냐”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시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부터 순실·순영 자매와 토지소유주로 등기된 2명 등 모두 4명에게 가족묘지 설치 기준 위반과 산지관리법 위반 등으로 묘지 이전 명령과 원상복구 명령 등 불법 묘지 조성에 대한 의견서 및 처분 사전통지서를 통보했지만 수취인불명이나 집안에 사람이 없다는 폐문부재 등의 이유로 모두 반송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도시개발 등을 벌이지 않는 이상, 행정당국이 묘지를 강제 이전할 규정이 없어 최씨가 우편물을 받을 여건이 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행정처분에도 최씨 일가가 따르지 않으면 시는 회당 5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연간 2차례 물릴 수 있고, 또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재호 기자  insky1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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