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날 행사가 지자체의 살림살이를 고려하지 않고 전시성,과시성으로 치러지면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그동안 상당수의 지자체는 시민의 날 행사를 호화판으로 치러 혈세를 낭비하는 전형적인 행사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 9월30일 민선 5기 출범이후 두 번째로 시민의 날을 맞은 용인시는 확실히 달라졌다.
분수에 맞으면서도 예산을 최대한 절감하면서도 내실있는 시민의 날 행사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축제에 사용한 예산규모다.
민선 4기와 지난 해 제15회 시민의 날에는 무려 4억원 이상의 혈세를 퍼부었다.
이에 반해 올해 제16회 시민의 날에 용인시는 절반인 2억원의 예산만으로 훌륭하고 내실있는 행사를 치렀다.
우선 식후 축하공연부터 살펴보자.
지난해엔 식후 축하공연으로 보아, 세븐, 손담비, 인순이, 2NE1, 태진아,이루, 임정희, LPG등 인기가수들이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펼쳤고 거액의 출연료와 무대 설치비용이 소요됐다.
그러나 올해엔 달랐다.
기념식후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 OST와 뮤지컬 명곡 등을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박상연)와 국내 정상급 음악인들이 함께 공연해 참석한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어 세계 정상급 성악가로 인간승리의 꿈을 이룬 '폴포츠'가 4곡의 명곡을 선사해 깊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5천여 시민들도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김학규 시장과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지켜보며 시민의 날을 만끽했다.
이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은 주무부서인 문화예술과가 예산절감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다.
폴포츠 공연에만 1억원이상의 개런티가 들어가지만 문화예술과는 수원소재 건설회사인 DSD 삼호(김언식 회장)의 협찬을 받아 수준높은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이 회사는 평소 삼호아트센터(수원 소재)에서 무료공연을 수시로 펼쳐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데 김언식 회장은 "수원시민뿐 아니라 용인시민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주고 싶다"며 폴포츠 수원 공연 이틀 전 용인시민읜 라 행사에 폴포츠 공연을 협찬한 것이다.
TV를 켜면 보고 들을 수 있는 유명연예인들을 많은 돈을 주고 불러 놓고 요란하게 치르던 과거의 축하공연과는 다른 클래식한 분위기의 공연은 격조높은 시민의 날 행사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둘째로, 과거 3일동안 치르던 부대행사를 이틀동안만 치르면서도 비교적 내실을 기했다는 점이다.
9월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시청사 야외광장에서 열린 이번 시민의날 부대행사는 제25회 처인성 문화제와 평생학습축제, 음식문화축제, 노인의 날 행사, 농업인의 날 행사 및 직거래장터, 중소기업 우수브랜드전 등 다양하게 치러져 호응을 얻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김시장과 일부 시의원을 제외한 상당수의 내빈들이 기념식 직후 자리를 떴다는 점이다.
또한 시민의 날 축제인데도 시민의 대표나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연이 없었다는 점이다.
평소 수준급의 실력을 보여준 김학규 시장의 하모니카 연주와 MBC TV에 9년간 몸담으며 1995년 '스티비 원더' 내한공연때 뛰어난 연주실력을 과시한 바 있는 '하피스트' 김선희 시의원(한나라당)의하프연주 등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그동안 시민의 날 행사는 요란하고 화려하게 치르는 것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살림규모에 맞는 내실있는 행사가 더욱 의미있고 박수를 받는다는 사실도 일깨워줬다.

김찬형 기자  kch-878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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