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용인'은 90만 용인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용인시의 슬로건이다.
하지만 용인시 체육계는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11개 종목의 직장경기부 해체 및 축소파동은 예산을 절감한다는 미명하에 150여명의 우수선수와 상당수 지도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스카우트를 할 때에는 최고의 대우를 해줄 것 같던 용인시..하지만 하루 아침에 짐보따리를 싸라는 시의 일방통보에 '행복한 용인'인 줄 알았던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불행한 용인'을 맛봐야 했다.
핸드볼팀은 실업최강 서울시청을 상대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팀 해체결정이 취소되기를
기대했지만 금년말까지 시한부 생명을 연장받았을 뿐이다.
용인시 체육회도 행복하기 힘든 나날을 보내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체육회는 직장경기부와 45개 가맹단체,39개 각급 학교 운동부, 생활체육계를 지원하고
우수선수,꿈나무 선수를 육성하고 우수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하지만 전쟁을 치르는데 필수품인 '실탄'은 크게 모자란다.
체육회의 연간 예산은 지난 해 260억원이었다.
그러나 시집행부와 시의회는 재정난을 이유로 칼로 무우를 자르듯 예산을 절반가까이 잘랐다.
체육지원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올해 148억원으로 산더미같은 일을 하려니 막막하다.
몇 달 전엔 돈이 모자라 10여명의 사무국 직원들의 임금을 주지 못하다 시가 뒤늦게
긴급자금 지원을 해줘 간신히 해결하기도 했다.

체육회 예산이 이처럼 턱없이 모자란다.

하지만 속사정을 잘 모르는 가맹단체와 각급학교에서 손을 벌리고 있다. 

그렇지만 시원하게 지원해주지 못하니 속이 타들어 간다.
45개 학교 꿈나무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제대로 지원하려면 연간 최소 4~5억원이 소요되지만 실제로 책정된 예산은
1억원뿐이다.
그러다 보니 1게학교에 연간 1백만원정도만 지원하고 있다.
'행복한 용인'의 체육이 아니라 '창피하고 가난한 용인'이다.
2020년 상주인구 120만의 대도시를 지향하는 용인시의 재정자립도는
31개 경기도내 일선 지자체가운데 가운데 1등이다.
김학규 시장도 틈만나면 64.5%의 재정자립도 1등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런데 용인시 체육의 현실은 중하위권에서 최하위권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 아니라 불요불급한 전시성 예산을 줄여 '용인체육'을 살려야 한다.
필자는 89년도에 인천시의회를 출입할 당시 일부 시의원들이 보여준 예산심의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문교위원회의 한 시의원은 일본과 선진국과 인천시 도서관의 장서에서부터 인건비,운영비등을
비교연구한 뒤 시집행부를 상대로 따끔한 충고를 했다.
형편없는 예산으로 인천시가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냐는 그는 예산증액을 요구했다.
집행부가 상정한 예산을 무조건 삭감하면 능력있는 시의원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필자도 해당 시의원을 인터뷰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이제 몇 일 뒤면 보름달이 뜨는 '한가위'다.
인간은 달을 보면 사색에 잠긴다고 한다.

집행부 관계자들과 시의원들은 달을 보면서 용인의 체육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길 기대한다.

김찬형 기자  kch-878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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