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1일, 수지구의 한 공원 내 도로 우수관로 공사현장에서 옹벽이 무너져 노동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옹벽은 민간사업체에서 진행한 공사로, 50억 원 이상의 공사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확인됐다.

딱 1년만에 또 다시 옹벽으로, 심지어 불법으로 쌓아올려진 옹벽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유방동에 위치한 해당 옹벽은 개비온(철사로 엮은 망태 안에 돌을 채워 만든 구조물) 위에 보강토 옹벽을 2단으로 쌓아 올렸다.

구청 관계자는 옹벽 한개당 3m씩 2단을 허가했다고 했지만 개비온 위에 2단 옹벽을 쌓아 올려 10m에 가까운 높이로 허가 높이를 크게 초과한 상태다.

개비온이 무너지게 된다면 그 위에 쌓아올린 옹벽이 무너지고, 안쪽에 있는 흙들이 쏟아져 내릴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해당 부지 아래쪽에는 비닐하우스와 밭, 글램핑장, 식당 등 사람들이 다수 모여있는 공중집합시설이 위치해있다.

옹벽이 무너지면 인명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구청 관계자는 "현재는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공사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모르기 때문에 공사를 끝낸 후 준공허가를 내기 전까지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준공심사때 허가와 다르게 공사가 되어있을 경우 준공허가가 나지 않고, 원상복구 명령도 고려해볼 사항"이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구청에서 한개당 3m씩 2단의 옹벽을 허가했고, 땅 주인은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구청에서 허가하지 않은 개비온을 추가해 허가 높이 이상의 옹벽을 쌓고 공사를 진행해도 공사가 전부 마무리되고 나서야 구청이 개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만에하나라도 공사가 완료되기 전에 사고가 나거나, 그 사고가 인명피해로 이어진다면 누구의 책임인지 궁금해지는 답변이다.

구청은 지금이라도 해당 옹벽을 찾아 적절한 조치로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것이다.

이희찬 기자  hcl_0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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