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의 경전철 행정사무조사특위(위원장 지미연, 간사 이희수)에서 전직 용인시장들의 포퓰리즘이 무모한 경전철 사업 강행과 실패를 자조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퓰리즘은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 옳고 그름을 가리는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대중적인 인기, 비현실적인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 권력을 유지하거나 쟁취하려는 정치형태를 말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무상급식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포퓰리즘 공방을 벌였다.
선별적인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에 민주당은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내세우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에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교육감,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에서 무상급식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크게 자극했다.
거대한 고철덩어리로 전락한 용인경전철의 사업실패를 놓고도 포퓰리즘의 산물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역대 용인시장들의 정치적 야욕과 무능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경전철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 5월 31일 예강환(민선 2기),이정문 전 시장(민선 3기)과 이우현 전 시의장(제4대)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경전철 추진배경과 빗나간 수요예측 등의 책임소재를 집중추궁했다.
특위에서 이희수 간사는 예강환 전 시장(1999년 9월~2002년 6월)이 당시 경기도의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무시한 채 도비를 안 받겠다는 확약서를 써주고 경전철사업 추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예 전 시장은 경전철 사업을 치적으로 내세우며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이희수 특위위원은 "2001년 3월 경전철사업비 중 도와 함께 부담해야 할 지방비 772억원을 시가 모두 부담하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해 용인시의회도 모르게 도에 제출했는데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 위원은 또 "당시 임창렬 경기도지사가 '시기상조다. 하지 말라'는 의미로 확약서를 요구했다는 말을 직접 만나 들었다"며 "이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적을 남기려고 확약서를 써주고라도 사업을 강행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그러나 예 전 시장은 극구 부인했다.
그는 "지방선거 출마는 예상 못했던 일"이라며 "경전철 시업을 지방선거에 이용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경전철 포퓰리즘에 대해 반박했다.
예 전 시장은 또 "관련법에 따라 기한 내에 정부에 기본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도가 가로막아 확약서를 써준 것"이라며 "재원은 개발부담금으로 충당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예 전 시장은 당시 도가 경전철사업에 부정적이었던 이유에 대해 "도지사 공약사업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은 "결국 선거에 나가기 위해 시의회와 시민도 모르게 확약서를 써줘 세금 수백억원을 증인 마음대로 집행한 것"이라며 "용인경전철은 그렇게 탄생했다"고 경전철 사업은 포퓰리즘의 부산물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예 전 시장을 비롯해 이정문 전 시장, 이우현 전 시의회 의장은 "분당선 개통 및 타 지역개발 사업이 지연된 게 현 용인경전철 사태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민간 시행사를 선정하고 실시협약 당시 시장을 역임한 이 전 시장은 "당초 경전철 수요예측이 빗나간 것이 아니고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분당선과 연결되지 못하고, 처인지역 개발 사업 등이 지연된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전 시장은 "경전철은 공공복리사업으로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다"며 "공무원들이 하자는 대로 결재만 했고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들은 "민간투자심의위원회 회의록 등을 보면 시장 재임 시절 이미 분당선 개통이 지연될 것으로 알 수 있었다"며 예견된 문제에 대비하지 못해 부실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또 "대통령령에 따라 2개 이상 업체가 참여토록 했어야 하는데 1개 업체만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협약을 체결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일 이같은 지적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한심한 일이 나닐 수 없다.
역대 시장들이 치적쌓기나 재선을 위해 연간 55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민간시행자에게 향후 30년간 보전해줘야 하는 후유증을 자초한 셈이기 때문이다.
경전철이 개통되면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잔뜩 기대했던 87만 용인시민.
전직 시장들의 포퓰리즘때문애 자신들이 낸 혈세가 민간시행사의 적자를 메워주는 손실보전금으로 충당되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 사실이라면 차라리 용인을 떠나고 싶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회의내용은 보고받은 바 없고, 정부의 민투심의를 거쳐 법에 따라 진행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처벌 받겠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1996년 검토를 시작해 국,도비와 시비 등 1조원 가까운 막대한 사업비를 둘여 지난해 6월 공사를 마무리했지만 개통조차 못한 채 거대한 고철덩어리로 전락한 용인경전철.
거대한 고철덩어리가 포퓰리즘의 산물인지를 가려낼 수 있을 지, 그리고 그 책임은 누가 지게 될 것인지 행정사무조사의 결과가 주목된다.

김찬형 기자  kch-878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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